CULTURE

괴식으로 돌아보는 2020년

2020.11.18차동식

민트초코 치킨부터 파맛 첵스까지, 2020년 한해 동안 유튜브를 휩쓸고 지나간 괴식 트렌드를 모았다.

민트초코 치킨 ‘민초단’이냐 아니냐는 마치 탕수육 ‘부먹파’와 ‘찍먹파’처럼 오래된 논란이다. 하지만 이 민트 초코가 치킨에까지 진출할 줄은 몰랐다. 배민상회에서 괴식 트렌드에 발맞춰 민트초코 치킨 소스를 출시했다. 후라이드 치킨에 이 소스를 짜서 넣고 양념 치킨처럼 버무려 먹으면 된다. 일단 식욕을 감퇴하는 초록색 비주얼 자체가 괴식답다. 러쉬 입욕제를 헤엄치고 나온 것 같은 민초치킨은 굉장히 달다는 평이 지배적. ‘샤워하면서 양치까지 다 했는데 가족들이 치킨 배달한 게 이제 왔다고 해서 급하게 한 입 베어먹는 느낌’이 가장 정확할 거다. 맛이야 어쨌든 유튜버들 사이에선 ‘민초 치킨 대란’이 벌어질 만큼 핫한 괴식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iLVmGNVWEA

 

땅콩버터 라면 백종원 선생의 탄탄멘 레시피로도 알려져 있는 땅콩버터를 넣은 라면. 저걸 누가 먹나 했더니 2pm 우영이 먹고 있었다. 최근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우영이 선 보인 땅콩버터와 식초, 돼지고기를 넣어 만든 탄탄멘이 화제가 됐다. 자연스레 유튜버들의 리뷰도 잇따랐다. 라면 스프와 땅콩버터, 식초의 조합은 떠올리기만 해도 약간 치가 떨릴 수 있지만, 생각보다 고소하면서도 새콤달콤한 태국 음식 같다는 평이 많다. 똠얌꿍을 좋아하는데 마침 집에 땅콩버터와 라면이 있다면, 고수와 숙주를 듬뿍 얹어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PiBXcMWaP1w

파맛 첵스 이번 여름 가장 뜨거웠던 괴식은 단연 파맛 첵스였다. 2004년 광고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나를 뽑아주면 초코 첵스에 파를 넣겠다”고 선거 유세를 했던 기호 2번 차카. 이후 초코 첵스당 체키의 16년 독재를 막아야 한다는 국민청원까지 올라오자, 켈로그 코리아에서는 ‘안 팔려도 좋으니 파맛 첵스를 출시하겠다’는 각오로 약속을 지켰다. “야채타임 아니냐” “양파깡 아니냐”는 추측들이 많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진한 파 향과 우유를 살짝 초록색으로 변하게 만드는 비주얼 때문에 ‘한 번 먹어봤으니 됐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오히려 설렁탕이나 순댓국에 말아먹어보니 맛의 균형이 더 낫다는 후기가 있을 정도. 

https://www.youtube.com/watch?v=S08u6pcve3M&t=330s 

 

흑당 피자 지난 해부터 꾸준히 트렌디했던 식재료는 흑당. 버블티를 기반으로 한 흑당의 인기가 식을 기미가 안 보이자 미스터피자에서는 ‘이때싶’, 흑당 피자를 출시했다. 언뜻 보면 검은색 올리브가 촘촘히 박혀 있는 것 같은 비주얼은 고르곤졸라 피자 정도로 생각하면 위화감이 없다. 다만 고르곤졸라 피자처럼 ‘단짠’의 균형은 없고 그저 몹시 단 맛이라고. 어니언 소스나 핫소스 등과도 겉도는 편이라 그냥 디저트처럼 생각하고 먹는 게 좋다. 마침 피자 끝 부분인 크러스트가 에그타르트로 되어 있어 ‘디저트 피자’로 제 격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yOoEMlD98jg&t=505s

 

수박국수 수박만 먹으면 되지 굳이 면을 넣어서 국수로 만들 필요가 있을까? 몇 년 전 한 요리 방송에서 심영순 요리 연구가의 레시피로 알려진 수박국수. 괴식을 찾아 헤매는 유튜버들에게 간간히 회자되는 메뉴다. 소면이나 냉면을 삶고, 김치와 갖은양념, 참기름을 넣으면 간단하게 완성. 수박의 단맛과 김치의 신맛, 그리고 면의 식감을 생각하면 너무 이질적인 조합이다. 그런데 수박 냉면 전문점이 따로 있을 정도로 맛의 조합이 꽤 좋다고. 비빔냉면과 수박화채를 함께 하는, 매콤하고 달콤한 맛으로 호평받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iLVmGNVWEA

 

    에디터
    글 / 서동현(프리랜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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