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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홀리>로 떡상중인 샘 스미스 앨범 히스토리

2023.02.10박지윤

지금은 이별노래 장인이 아닌 미친 타코야키가 된 샘 스미스의 히스토리. 어떻게 샘 스미스는 ‘사탄 들린 타코야키’가 되었는가.

그는 일찍이 커밍아웃을 한 아티스트이다. 1집을 발매하기 전 게이라고 자신의 입으로 이야기를 했었고, 정규 1집 <In The Lonely Hour>는 전 남자친구에게 차인 후 슬픔을 호소하며 만든 앨범이라고 직접 소개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2019년, 그는 논바이너리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성별 구분에서 벗어난 것)라고 다시 정정했다. 그를 지칭할 때 ‘HE’ 나 ‘SHE’라는 단어가 아닌 ‘THEY’라고 언급해줬으면 한다는 말도 남기기도. 그렇게 샘 스미스는 대중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꾸준히 알리고 있었다. 그가 급발진을 하지 않았다는 점, 명심하시길.

2014년 <Stay With Me> (1집, In The Lonely Hour)
그가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된 데뷔 곡. 무명의 샘에서 라이징 스타로 등극하게 만든 노래인 ‘Stay With Me’는 제목 그대로 ‘함께 있어줘’라는 의미의 사랑 노래. 그의 실제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노래이다. 마음에 들었던 상대와의 하룻밤 후 식은 빈자리를 마주하는 순간들을 음악으로 그려냈다. 첫 앨범으로 그래미에서 올해의 레코드상과 올해의 노래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는데, 수상소감이 꽤나 인상적이다. “제가 작년에 사랑했던 그 남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래미 상을 탈 수 있게 해줘서, 제 마음을 아프게 해줘서 너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남기며 이별의 슬픔을 음악으로 승화시킨 그는 진정한 아티스트에게 걸맞은 상을 받아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동성 간 결혼에 대한 결혼 존중법 서명에 대한 발표에 대한 경의를 표하며 백악관에서 ‘Stay With Me’를 부른 라이브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귀여운 핑크색 탑 핸들백을 들고서 말이다.

② 2017년 <Too Good At Goodbyes> (2집, The Thrill Of It All)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홀쭉해져서 돌아온 샘. 반쪽이 되었다. 이별 장인이 또 이번엔 어떤 사랑을 하고 이 노래를 냈을까 생각이 들며 그의 러브 스토리들을 더 듣고 싶어질 정도. 1집의 성공은 요행이 아니었다는 것을 대변이라도 하는 듯 뛰어난 음악성이 꽉 차있다. 전매 특허 가스펠 사운드도 한 스푼 첨가된 ‘Too Good at Goodbyes’는 이별에 최적화된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기교, 이별로 인해 무뎌저 가는 감정의 흐름들을 음으로 짚어냈다. 가사에도 나오는 ‘이별에 익숙해졌어’. 이 노래 또한 앨범이 나오기 1년 전 약 3번의 이별이 있었는데, 이별에 무뎌진 자신의 모습을 보고 이 앨범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살은 3번의 이별에서 감량이 됐을지도.

2019년  <How Do You Sleep> (2019 싱글 앨범)
샘 스미스의 움직임이 피어난 싱글 앨범. 2019년, 이 시점부터 그는 음악에 변화구를 주기 시작했다. 이때부터였나, SNS에 떠도는 비활동기에 살이 불어난 ‘행복한 고경표’와 샘 스미스가 오버랩이 되기 시작했던 건. 본격적으로 그가 춤을 추기 시작한 건 2019년도이다. 뺨에 겹친 손을 대곤 나뭇잎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 같은 안무로 3억 명의 사람들을 홀렸다. (2023.02 기준 뮤직비디오 3.5억 회) 그래도 샘 스미스가 이별이라는 단어를 어찌 잃으리. 이 또한 이별 노래이다. 가사 내용을 해석해 보자면 ‘네가 나한테 거짓말을 했는데 어떻게 잠이 오니? 너를 밤새도록 생각하는 내 마음이 너한테 전해져서 네가 잠에 들지 못했으면 해’ 전 남친 대신 잠 못 이룬 사람들은 샘 스미스의 파격적인 변신 시도를 목격한 대중들. 살랑살랑 춤 선에 한번 놀라고 갑자기 각 잡힌 보깅 댄스에 두 번 놀란다.

④ 2020년 <I’m Ready> (2020년 싱글 앨범)
본격적인 사랑을 할 준비가 된 샘 스미스는 지독하다. 이별의 눈물은 훌훌 털어버렸는지 가사를 촘촘히 따져보면 낮 뜨거울 정도로 본인 이상형들을 가감 없이 나열한다. 함께 사랑을 나누고 싶은 미래의 연인에게 하는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앞으로의 샘 스미스가 걸어가고자 하는 길을 사랑해 줄 대중들에게 응원을 바라는 노래일지도 모른다. 뮤직비디오의 마지막 장면에서 단상에 오른 샘 스미스와 데미 로바토는 이때까지의 길들에 대한 자신의 노고를 기대하는 듯 단상에 올라가 상을 받을 준비를 한 뒤 막을 내린다. “나 좀 봐주세요” 이제 성스럽게 스탠드 마이크 앞에서 발라드 하던 샘 스미스를 놓아줘야 한다.

⑤2020 Diamonds (3집, Love Goes)
2019년부터 샘 스미스는 멈추지 않는 기차였다. 전작의 눈이 부신 화려함은 내려두고 노래에만 담아낸 그의 소울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살랑거리는 끼는 조금… 남아있는 채로. <Love Goes>는 그리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앨범이었지만, 그가 다시금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했었던 앨범이었던 것은 확실했다. 알 수 없는 흐느적거림과 손짓들이(그는 스스로 아트를 하려고 했던 것 같다) 난무하지만 그가 무엇을 표현하려고 하는지만은 충분히 알 수 있다. 뭔가 몽환적일 줄 알았건만 신나는 댄스 비트에 고급스러움이 버무려진 신비한 노래. 듣고 있으면 뮤직비디오에서 샘 스미스가 했던 요상한 움직임이 저절로 나올지도 모른다. 이 앨범까지만 해도 샘 스미스의 춤바람은 여기서 끝일 것인가 싶었지만, 시작도 하지 않은 것이었다.

⑥ 2022 Unholy (4집, GLORIA)
드디어 터져버린 그의 야심. 차려입은 슈트 재킷을 벗었더니 BDSM이 생각나는 코르셋과 가터벨트가, 오버메이크업을 한 얼굴에 그의 시그니처인 진주 드롭 귀고리가.  이제는 진짜 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다. 제대로 그의 옷을 입은 냥 무대를 활보하고 차트를 넘나들고 있다. 발매는 작년 10월이지만 5개월이 지난 아직도 흥얼거리고 있다. 축하할 소식이 하나 있다. 이번 2023년 그래미에서 ‘Unholy언 홀리’로 베스트 듀오 상을 받았다. 수상대에 오르자 킴 페트라는 트랜스젠더 아티스트로서 받은 첫 상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곡을 사랑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킴이 울먹거리며 소감을 하는 와중에 샘 스미스의 재치있는 리액션도 한 건 했다.  뒤에서 객석을 바라보며 “Stand Up” 이라고 소리를 지르며 샤라웃 해주는 재밌는 광경도 만나볼 수 있었다. 러블리한 샘의 모습과 베스트 듀오 둘의 발렌티노 레드 트윈 룩을 꼭 찾아보길 바란다. 척박한 그래미 어워즈에 따뜻함 한 스푼이 담겼다.

⑦ 2023 I’m Not Here To Make Friends (4집, GLORIA)
Unholy 언홀리로 세계에 도장을 찍은 샘. 자기애가 터져 나온다. 3년 전 사랑을 할 준비가 된 샘 스미스에서 이젠 애인을 만나러 출정을 떠나는 샘이 되었다. 공개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뮤직비디오에 대한 논란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얼마 전 자신의 SNS에 마돈나의 ‘Human Nature’ 가사를 인용해 ‘I’m not sorry, it’s Human nature’라고 업로드를 했다. ‘나는 내 갈 길을 가겠어’라고 대중들에게 정확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 글에 마돈나도 좋아요 하트를 샘 스미스에게 보냈다. 유튜브에서 샘 스미스 관련 영상들을 찾아본다면  ‘우리 타코야끼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행복하게 살아’ 등 그의 행보를 응원하는 댓글들을 포착할 수 있다. 온 우주가 그의 파격적 행보를 응원 중이다. 이렇게 본인이 하고 싶은걸 노래로 풀었다면 꼭 2023년은 행복한 연애에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에디터
    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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