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tness

서브 2와 2026 런던 마라톤 우승을 만든 신발, 출시 전부터 대박난 이유

2026.04.28.조서형

기록을 깨는 레이스에는 기록을 깰 만한 스니커즈가 필요하다. 아디다스 아디제로 프로 에보 3에 관한 모든 것.

러닝에 전혀 관심이 없고 초등학교 때 했던 체육대회 릴레이 달리기가 인생 최고 기록인 사람이라도, 이번 주말 사바스티안 사웨가 2026 런던 마라톤에서 해낸 일을 들었을 거다. 케냐 출신인 그는 1시간 59분 30초를 기록하며, 공식 대회 기준 사상 가장 빠른 마라톤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그 기록은 아디다스 신발을 신고 만들어졌다.

엘리우드 킵초게나 켈빈 킵툼, 모 파라 같은 이미 유명한 이름들과 달리 사웨는 이제 막 떠오른 신예다. 사실 국제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도 불과 3년 전이다. 그리고 지금 그는 장거리 러닝에서 남아 있던 마지막 장벽을 무너뜨린 주인공이 됐다.

그가 신은 신발 역시 평범하지 않았다. 바로 아디다스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 3다. 이 글을 쓰는 시점 기준으로도 아직 제대로 구매하기조차 어려운 최신 모델이다. 아니 근데 마라톤 규정에 출시 전인 신발을 신고 출전하면 기록이 무효가 되지 않나? 국제 육상 연맹에 따르면 일반 소비자가 구매 가능하며 최소 1개월 이상 시판된 러닝화를 신어야 한다는 상용화 규정이 있다. 아디오스 프로 에보 3는? 중요한 예외 사항에 해당한다. 브랜드가 사전에 개발용 신발로 육상 연맹에 등록해 특정 선수에게 제한적으로 사용한 ‘승인 받은 미출시 모델’이다. 완전 일반 판매가 열리지 않았지만, 일부 채널을 통해 공개한 출시 예정 모델이라 규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 스택 높이는 39mm로 규정 이내에 있다.

이 신발은 순수하게 레이스를 위해 설계된 장비다. 약 3년에 걸친 집요한 연구개발의 결과물이라고 한다. 겉으로 보면 미세한 차이처럼 보일 수 있지만, 2시간 가까운 극한의 레이스에서는 이런 요소들이 모두 누적된다. 미드솔 두께는 39mm로, 규정상 최대치인 40mm에 거의 근접한다. 이는 쿠셔닝과 에너지 리턴을 극대화하면서도 규정을 넘지 않기 위한 설계다. 기존의 에너지 로드 구조는 사라지고, 대신 미드솔에 직접 통합된 새로운 카본 시스템 ‘에너지림’이 적용됐다. 단순히 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제어된 추진력’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쉽게 말해, 신발에 저항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더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도록 돕는다.

그리고 무게도 주목할 부분이다. 사웨가 지난해 런던 마라톤에서 우승할 때 신었던 에보 2는 138그램이었다. 당시 “역대 가장 가벼운 마라톤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에보 3는 단 97그램이다. 약 30퍼센트 더 가벼워졌고, 러닝 효율은 1.6퍼센트 향상됐다. 플랫화 수준의 가벼움이지만, 내부에는 최신 슈퍼 슈즈 기술이 그대로 들어 있다. 어퍼 역시 카이트서핑 돛에서 영감을 받아 극도로 단순화됐지만, 고속 주행에서도 충분한 안정성을 유지한다. 인터뷰에서 GQ 에디터가 “무게를 줄이면서 잃은 것은 없었나요?”라는 물음에 아디다스 글로벌 카테고리 디렉터 샬럿 하이드만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더 좋아진 기능만 있어요.”라고 자신있게 답한 바 있다.

이 신발의 성능은 사웨만으로 증명된 것이 아니다. 2위인 요미프 케젤차 역시 같은 모델을 신고 런던에서 2시간 벽을 돌파했다. 이런 결과는 우연으로 설명할 수 없다.

그렇다면 아디다스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 3 ‘클라우드 화이트’는 언제 구매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는 5월 4일 아디다스 앱 내 응모를 통해 5월 7일부터 당첨자 구매로 가능할 예정이다. 물론 이 신발을 신는다고 자동으로 2시간 이내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개인 기록을 깨고 싶거나, 현재 러닝 기술의 최전선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지금 가장 주목해야 할 모델인 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