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열린 아스널 우승 퍼레이드에서 24세의 ‘스타보이’가 착용한, 가장 아스널스러운 시계.

북런던이 붉게 물들었다. 아니, 정말로 피를 흘릴 정도로 새빨갛게 물들었다. 어제 N5 일대는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수많은 아스널 팬들이 지붕 위까지 올라가며 부카요 사카, 데클란 라이스, 데이비드 라야 그리고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 선수들에게 얼마나 감사하는지 온몸으로 표현했다. 그들은 22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전날 밤 파리 생제르멩에게 당한 챔피언스리그 탈락의 후유증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붉은 조명탄에서 뿜어져 나온 연기 때문이기도 했고, 천천히 북런던 거리를 돌며 150만 명에 가까운 팬들 앞을 지나간 선수들이 선글라스와 고글을 잔뜩 착용한 덕분이기도 했다. 하지만 사카의 랩어라운드 선글라스와 뒤로 눌러쓴 모자가 이날의 유일한 포인트는 아니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순간, 끊임없이 쏟아지는 환호 속에서 사카는 또 다른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그것은 지금까지 본 시계 가운데 가장 아스널다운 시계였다.
버건디 레드 컬러의 스모크 다이얼을 적용한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 점보 엑스트라 신. 그것도 티타늄 케이스 버전이다. 사카는 2019년 1군에 데뷔한 이후 줄곧 아스널의 희망과 미래를 상징해왔다. 일곱 살 때부터 헤일 엔드 아카데미에서 성장한 그는 누구보다도 ‘순도 100% 아스널맨’에 가깝다. 그러니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붉은색을 드러내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아스널의 열성 팬인 조란 맘다니나 팀 동료 에베레치 에제가 카시오 시계로 소박한 취향을 유지하는 것과 달리, 사카에게는 스타 플레이어다운 면모를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오데마 피게는 아스널이 지난 20년 동안 경험한 가장 거대한 축제 속에서 완벽한 선택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사카가 이 시계를 착용한 모습을 이전에 본 적이 없다.
이번 우승 퍼레이드를 위해 일부러 아껴뒀던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처음 포착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유명 시계 수집가이자 워치 스포터인 영 브란도를 비롯한 예리한 시계 팬들은 순식간에 이 시계를 알아봤다.

아르테타 감독은 늘 차던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추얼 GMT 마스터 II를 착용했고, 빅토르 요케레스와 노니 마두에케는 대부분의 프리미어리그 스타들처럼 파텍 필립 노틸러스를 선택했다. 하지만 경기력에서 그렇듯, ‘레벨을 올리는 것’에 관해서는 누구도 사카를 따라오지 못했다. 적어도 이날의 시계 선택만큼은 그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