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월드컵 최고의 스타일링 총정리 16

2026.06.30.조서형, Marcus Mitropoulos

네덜란드의 형광 오렌지 유니폼부터 타히스 총의 헤어스타일까지, 지금까지 가장 인상적이었던 스타일을 모았다. 아직 월드컵 게임이 진행 중이므로 물론 이 리스트 역시 계속될 예정이다.

월드컵에는 늘 빠져들 요소가 넘친다. 대표팀 명단을 둘러싼 끝없는 논쟁, 의외의 결과, 예상 밖의 이변, 그리고 지구 반대편에서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이상한 경기 시간까지. 하지만 스타일 역시 못지않게 재미있다. 월드컵마다 예상치 못한 남성복 명장면이 탄생하는데, 2026년 대회도 벌써 여러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호주 선수들의 멋진 콧수염부터 눈이 부실 만큼 강렬한 네덜란드의 오렌지 유니폼까지. GQ가 꼽은 이번 월드컵 최고의 스타일 순간들이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압도적인 입국 패션

우리나라의 32강전이 걸린 결과를 알기 위해 사람들은 콩고민주공화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를 숨죽여 바라봐야 했다. 이들은 1974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오른 대표팀이다. 선수들이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사람들은 놀랐는데, 이는 예상치 못한 테일러드 수트의 등장에 있었다. 콩고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남성복 디자이너 앨빈 주니어 막이 제작한 이 수트는 50여 년 전 월드컵 본선에 올랐던 ‘레오파드’ 세대를 기리는 의미를 담았다. 기본적으로는 클래식한 더블브레스트 수트지만, 반짝이는 표범 브로치와 애니멀 프린트 하네스가 더해지면서 이번 대회 최고의 팀 스타일 중 하나가 완성됐다.

엘링 홀란드의 초희귀한 버킨 백

엘링 홀란은 축구계에서도 보기 드문 존재다. 195cm의 장신 스트라이커가 보여주는 플레이 자체가 비현실적이니, 가방 컬렉션 역시 평범할 리 없다. 그가 들고 등장한 가방은 에르메스 HAC 버킨 50. 브랜드를 대표하는 가장 큰 여행용 버킨 중 하나다. 하지만 이것도 평범한 버킨이 아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풍경화에서 영감을 받은 컬러풀한 아트워크가 들어간 희귀한 ‘엔들리스 로드’ 에디션이다. 가격은 가볍게 수천만 원대를 넘긴다.

일본 대표팀의 레트로 트랙수트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일본은 애슬레저를 잘 소화한다. 이번 월드컵 트랙수트 역시 그렇다. 컬러 블록 디자인과 박시한 실루엣, 광택 있는 소재 덕분에 1980년대 희귀 빈티지 트랙수트처럼 보인다. 빈티드에서 ‘희귀 빈티지’라는 설명과 함께 올라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특히 문장처럼 디자인된 엠블럼은 스포츠웨어보다는 오래된 유럽 귀족 문장을 떠올리게 한다. 레트로 감성과 일본 특유의 미학이 절묘하게 공존하는 디자인이다. 이들은 오늘 새벽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진정한 ‘졌지만 잘 싸웠다’를 보여줬다.

부카요 사카의 열반응 축구화

스톤 아일랜드와 축구는 오래전부터 함께해왔다. 럭셔리 스포츠웨어가 유행하기 훨씬 전부터 영국 축구 팬들은 이미 이탈리아 브랜드를 사랑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유니폼에 스톤 아일랜드 로고를 넣을 수는 없기에, 부카요 사카는 다른 방법을 선택했다. 그가 신은 것은 뉴발란스 퓨론 엘리트 FG V9 특별판. 아스널에서도 착용하던 모델이지만 스톤 아일랜드의 열반응 기술이 적용됐다. 경기 중 열이 오를수록 갑피의 색상도 함께 변한다.

퓨처의 압도적인 개막식 재킷

‘유럽 사람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SNS에서 자주 쓰이는 이 농담에 퓨처의 월드컵 개막식 무대는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루이 비통 맞춤 재킷을 입고 ‘Like That’을 부르는 모습은 축구라는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면 좀처럼 볼 수 없는 조합이었다.

제드 스펜스의 SF 영화 같은 안면 보호대

부러진 턱으로 축구를 하는 것도 놀랄 일인데, 그 상태로 월드컵을 뛰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리고 의료용 보호 장비를 이렇게 멋있게 소화하는 건 더 놀랍다. 제드 스펜스의 맞춤 제작된 카본 파이버 턱 보호대는 머리와 목을 감싸며 SF 영화 속 장비 같은 분위기를 낸다. 여기에 금색으로 새겨진 이니셜과 등번호까지 더해져 기능성과 스타일을 모두 잡았다.

타히스 총의 압도적인 헤어스타일

이번 월드컵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두 가지 있다. 퀴라소가 가장 호감 가는 팀 중 하나가 된 것. 그리고 타히스 총이 카를로스 발데라마의 헤어스타일을 다시 유행시켰다는 점이다. 거대한 곱슬머리는 경기 내내 존재감을 드러낸다. 공을 몰고 달릴 때마다 머리카락도 함께 흔들리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풍성하고 매력적이다.

독일의 빈티지 감성 유니폼

아쉽게 32강에 실패했지만, 아디다스가 이 유니폼을 처음 공개했을 때 SNS는 크게 들썩였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 당시 유니폼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으며, 프란츠 베켄바워 감독 아래 로타어 마테우스, 위르겐 클린스만, 루디 펠러 등이 활약했던 전설의 대표팀을 기념한다. 향수 마케팅은 자칫 실패하기 쉽지만 이번에는 성공했다. 당시 대표팀의 업적을 재현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유니폼만큼은 완벽하다.

보스턴을 점령한 스코틀랜드 팬들

이번 월드컵을 가장 즐기는 팬을 꼽자면 스코틀랜드도 빼놓을 수 없다. 그들의 타탄 아미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축제가 열린다. 사진 속 킬트와 국기, 유니폼으로 가득한 풍경은 그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스코틀랜드가 우승까지 갈 가능성은 높지 않을지 몰라도 팬들의 스타일과 응원만큼은 언제나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세르게이 바르바레즈의 완벽한 더블브레스트 재킷

토론토에서 열린 캐나다와의 개막전에는 볼거리가 많았지만, 보스니아 감독 세르게이 바르바레즈만큼 눈에 띈 사람은 드물었다. 요즘 감독들은 대부분 팀 트레이닝복을 입지만 그는 완벽한 더블브레스트 재킷을 선택했다. 소매 길이부터 박시한 기장까지 비율이 훌륭했고, 단추에는 보스니아의 옛 국기에 사용됐던 백합 문양까지 새겨졌다. 이번 월드컵 감독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하나다. 트레이닝 재킷은 내려놓고 블레이저를 입자. 훨씬 근사하다.

모두를 압도한 잭슨 어바인

호주가 조별리그 첫 경기에 나섰을 때, 전 세계 남자들은 잭슨 어바인의 모습을 보고 몸을 떨었다. 앙증맞은 귀걸이, 탈색한 금발을 길게 묶은 포니테일, 그리고 뿌리 염색을 권하고 싶지 않게 끝부분만 자연스럽게 자라난 헤어스타일. 여기에 어떻게 그 풍성하면서도 깔끔하게 관리된 콧수염을 빼놓을 수 있을까?

모두가 신은 핑크 축구화

월드컵마다 기억에 남는 스타일 아이콘이 있다. 1990년에는 로베르토 바조의 랫테일 헤어스타일, 2010년에는 자불라니 공이었다면, 2026년은 단연 핑크 축구화다. 정말 어디를 봐도 핑크다. GQ 스타일 라이터 애덤 청은 뉴발란스, 나이키, 아디다스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그 결과 핑크는 경기 중 시인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확실히 저 정도 색이라면 경기장 어디서든 눈에 띈다.

마이클 올리세의 축구화

남들이 모두 핫핑크 축구화 끈을 조이고 있을 때, 마이클 올리세는 자신이 잘 아는 것을 고수한다. 그는 이번 대회 대부분을 몇 년 전 단종된 실루엣인 애정의 나이키 하이퍼베놈 팬텀 III를 신고 뛰었다. 최신 발매작을 좇기보다 오래된 레전드 모델을 꾸준히 꺼내 신는 올리세에게 이는 일종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크고 번쩍이는 스포츠웨어 기업들이 그에게 신기고 싶어 하는 제품과는 다른 선택이다.

태양보다 밝은 네덜란드 유니폼

네덜란드 유니폼을 처음 본 영국 GQ 스타일 에디터 마할리아 창은 이렇게 말했다. “네덜란드 축구대표팀이 태양보다 더 밝은 오렌지색을 발명한 줄은 몰랐어요.” 정말 과장이 아니다. 이 유니폼은 눈이 부실 정도로 강렬하다. 특히 일본의 푸른 유니폼과 맞붙었을 때는 TV 화면의 프레임이 몇 장면쯤 밀린 것처럼 보였고, 화면 위를 오렌지색 불덩어리들이 질주하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웨인 루니도 탐낸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의 셔츠

미국이 호주를 꺾은 뒤 진행된 경기 분석에서 웨인 루니의 관심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의 전술보다 그의 셔츠에 더 쏠려 있었다. “저기 포치를 보세요. 저 스타일 너무 좋아요. 옷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혹시 포치 번호 아는 사람 있으면 저한테 보내주세요. 그가 옷을 어디서 사는지 알아야겠어요”라고 그는 말했다. 충분히 이해된다. 대부분의 감독들이 이번 대회 내내 팀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는 동안, 포체티노는 네이비 휴고 보스 오버셔츠와 같은 색 팬츠를 입고 등장했다. 단추 하나만 잠근 채, 아우라는 천장을 뚫었다.

대회 시작 전 이미 해트트릭을 기록한 리오넬 메시

리오넬 메시는 월드컵이 시작되기도 전에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골이 아니라 롤렉스로 말이다. 대회 전 여러 공식 석상에서 컬러풀한 팝아트 다이얼의 오이스터 퍼페추얼 36, 로즈 골드 데이데이트 40 윔블던 다이얼, 그리고 사파이어 인덱스가 적용된 화이트 골드 데이데이트 36을 차례로 착용했다. 대부분의 선수는 경기장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지만, 메시는 공이 굴러가기 전부터 이미 스타일로 승부를 끝냈다.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여름이 너무해'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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